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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오뚜기 마요네즈 / 오뚝이 마요네즈 (9.1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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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4-12-2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오뚜기 마요네즈 / 오뚝이 마요네즈 (9.1장)
이번에는 맞춤법의 본령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누네띠네’라는 과자가 있다. 혹자는 맞춤법을 어겼다고 비판을 한다.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그 나름대로 광고 전략이 담겨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눈에 띄네’라고 띄어서까지 쓴다면 눈에 확 들어오는 광고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명이 맞춤법에 어긋난 경우가 있다. 재미있는 예를 소개하려 한다. ‘오뚜기’ 마요네즈와 ‘오뚝이’ 마요네즈가 그것이다. 두 가지 중 어느 것을 많이 보았는가? 대부분 ‘오뚜기’라고 대답한다. 옳다. 그런데 맞춤법에 맞게 쓴 것은 무엇일까? 1980년대에는 두 가지 제품이 공존하고 있었다. 70년대부터 입지를 건실히 다져온 ‘오뚜기’회사는 80년대 들어서 ‘마요네즈’와 ‘케첩’을 통해 일류 기업으로 받돋움하였다. 그에 자극을 받은 후발 주자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오뚝이’다. 당시에는 ‘오뚜기’가 맞춤법에 맞는 표기였다. 필자의 기억으로 ‘오뚜기’ 제품이 900원이면 ‘오뚝이’ 제품은 800원 정도로 100원의 차이가 있었던 듯하다. 가격은 100원이 쌌지만 필자는 딱 한 번만 ‘오뚝이’ 제품을 구입했던 듯하다. 2% 부족한 정도가 아니었다. 맛이 차이가 컸다. 그러니 ‘오뚝이’ 회사는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안다. 이윽고 89년이 되었다. 한글맞춤법이 개정되었다. 바로 우리가 따르고 있는 현행 한글맞춤법이 세상이 나온 것이다. ‘오뚝이’가 맞는 것으로 되어 버렸다. 기존의 ‘오뚜기’ 회사 관계자는 ‘어이(?)가 없다’고 하였을지 모른다. 기존의 인기 있는 제품인 고유 상표의 표기를 바꿀 수는 없다. ‘오뚝이’라는 회사가 망하지 않고 있었으면 좋을 뻔했다. 맞춤법에 관한 한 말이다. ‘오뚜기’에서 ‘오뚝이’로 맞춤법 개정한 이유는 언중들이 ‘오뚝’에 대하여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예: 오뚝하다). (1)에 제시된 두 표기의 발음은 같다. 그런데 각각을 대비해보면 ‘오뚜기/오뚝이’와 관련된 맞춤법의 원리를 알 수 있다.
(1) 가. 아무튼/아뭏든 나. 하여튼/하옇든 다. 여하튼/여핳든 라. 어떠튼/어떻든
각각의 뒤쪽 항에서 ‘든’을 제외한 특정 형태, ‘아뭏-’, ‘하옇-’, ‘여핳-’, ‘어떻-’을 화자들이 인식하느냐 인식하지 못하느냐로 판단하면 된다. 4가지 중 ‘어떻-’의 경우는 ‘어떻-’이라는 형태에 대한 인식이 화자들에게 존재한다. ‘어떻게’, ‘어떻지’ 등은 모두 ‘어떠하다’와 관련된 준말이다. ‘아뭏-’과 ‘하옇-’, ‘여핳-’ 등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다. 한글맞춤법 규정의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잘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다음을 보도록 하자. 사실은 이것만 잘 이해하면 된다.
(2) 찾는다/찻는다/찿는다 쫒는다/쫏는다/쫓는다
무엇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라/아라’, ‘-어서/아서’, ‘-어야/아야’ 등을 붙여보면 된다. 그 중 명령의 상황을 만들어보자. ‘어서 차자라/어서 쪼차라’와 같이 발화하니 그 받침으로 ‘차자라’에서는 ‘ㅈ’, ‘쪼차라’에서는 ‘ㅊ’이 선택되는 것이다. ‘접시에 있는 꿀을 혀로 □고 있다’에서 빈칸 하나를 채우고 싶다. 마찬가지로 명령의 상황을 만들어보자. ‘빨리 할타라’라고 발음한다. 그러니 ‘ㄹㅌ’ 받침 ‘핥고’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얽히고설킨/얽히고섥힌/얼키고섥힌/얼키고설킨’이다. 이상의 내용을 참고하자면 ‘얽히고설킨’만 맞는 표기일 것이다. 각자 생각해보도록 하자.
임석규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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