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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고 발견하라 : 에세이 잘 쓰는 법
관찰하고 발견하라 : 에세이 잘 쓰는 법
비교과통합센터2020-09-28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쉽게 쓰는 글은 대부분 에세이즉 수필입니다수필에는 일기나 편지기행문처럼 개인적이고 신변잡기적인 경수필도 있지만과학이나 철학종교 등 전문적이고 사회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중수필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좀 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생각과 지식을 필요로 하지요.
수필은 내용 전개나 형식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독일학자들은 수필의 형식을 일러 열린 형식(open form)’이라고 불렀지요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글이다 보니다른 장르에 비해 자기성찰 혹은 자기 고백의 성격도 짙습니다.

수필 쓰기의 기본

수필 쓰기는 우리 주변의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도심 한복판의 아스팔트 틈새에서 피어나는 민들레꽃을 보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느낄 수도 있고그 놀라운 생태에 호기심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또 아버지의 얼굴에 팬 주름을 보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인간 종의 노화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우리를 둘러싼 사물이나 생물환경을 유심히 보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데서 또는 그 생태를 궁리하는 데서 수필 쓰기는 출발합니다.
또한 수필은 읽는 맛이 중요한 글입니다우리말 공부를 평소 꾸준히 해야 합니다단어의 관계이를테면 유의와 반의·하위 관계 등을 잘 이해하고 정확한 단어를 선택해서 쓰면 읽는 맛이 살아납니다긴 문장과 짧을 문장을 적절히 섞어서 글에 리듬감을 살리는 기법 역시 읽는 맛을 더합니다.

끝으로 모든 글이 그렇듯 수필도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즉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가령 버려진 종이컵 하나에서 새 둥지를 떠올리고나아가 어미 새가 새끼를 보듬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의미를 부여한다면 읽는 이의 마음에 동그란 원이 여럿 그려지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겠지요또는 버려진 종이컵 하나에서 환경보호와 지구의 생태를 떠올리고 그 중요성을 이야기한다면 읽는 이를 설득시켜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만드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겠지요.

실전! 수필 쓰기

수필을 쓰기에 앞서 글감을 정해야겠지요주어진 글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봅시다.

엄마와 게임 하는 나 나의 꿈 내 친구 반려동물    

글감을 정했다면 구상을 합니다구상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는 과정입니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입니다.
만약 나의 꿈에 대해 구상한다면 먼저 내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무엇을 잘하고 또 무엇을 못하는지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을 생각해 보는 겁니다그러고 나서 구상한 내용을 간단히 써 봅시다문장 형태를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손 가는 대로 쓰세요.
다음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꿈에 대해 구상한 내용입니다.

구상 중에 질문을 한번 던져 봅시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싫어하는 것잘하는 것못하는 것은 무얼까?’ 이런 방식으로 구상을 조금 더 구체화해 봅시다. 간단히 메모를 하거나 마인드맵을 그려봐도 좋습니다. (메모나 마인드맵 둘 중 하나만 하면 됩니다)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정리한 내용이 상당히 체계적이어서 문단별로 쓸 내용이 금방 나뉘었습니다. 1문단을 처음’, 2, 3문단을 중간’, 4문단을 으로 하여 개요를 짜면 되겠네요여기서는 아래 표를 개요로 대체하고 바로 집필에 들어가겠습니다.

난 꿈이 없다

어른들은 항상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왜일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럴 거면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꿈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저 노는 것이다. 그리고 하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 잡생각이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노는 데에도 항상 내가 싫어하는 것이 따라온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공부와 주변 사람들의 원치 않는 관심이다. 공부 중에서도 독서가 가장 싫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 중에서도 기대가 가장 싫다. 세 자매 중 장녀인 나는 항상 기대를 받고 산다. 기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쉬운 일도 잘 못하곤 한다. 어른들은 이런 것을 모른다. 항상 “너는 학원의 간판이다.”라고 하거나 “넌 동생을 위해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만 한다.
내가 두 번째로 싫어하는 것은 답하기 곤란한 질문과 실망이다. 어른들은 항상 그런 질문을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리며 ‘나한테 실망하진 않을까?’란 생각이 자꾸 든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하고 싶었던 일도 더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래 꿈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옛날에는 아주 많았다. 뭐든 다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갈수록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었다. 크면서 자신감은 더욱 낮아졌다. 이제 난 더 이상 꿈이 없다. 제발 질문을 하지 않으면 좋겠다. 특히 인생에 대한 질문은 절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다. _ 학생 예시글

이 포스트는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

저자장선화

출판스마트북스

발매2017.03.27.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626178&memberNo=25828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