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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갈는지?/갈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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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3-06-0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TV의 자막 표기에서 많이 틀리는 것으로 ‘뭐예요O, 뭐에요×’, ‘생각건대O, 생각컨대×’ 등을 들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주에 살펴볼 ‘갈는지?/갈런지?’ 또한 잘못된 표기로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래 예문에서 올바른 표기를 골라 보자.
(1) 그 사람이 거기에 (갈는지 갈른지 갈런지) 의문이다. 표기가 헷갈릴 때 사람들이 주로 하는 일은 일단 써 보고 눈에 익숙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맞춤법과 관련해서 TV에서의 자막 표기, 영화에서의 자막 표기, 노래방 기기에서의 가사 표기 등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래서 일단 써 보고 알맞은 것을 판단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금주에 학습하게 될 ‘갈는지/갈런지’도 후자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으니 문제이다. 옳은 표기는 ‘갈는지’인데 이 또한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아래에 제시된 세 경우를 잘 대비해 보자. (2) 가. 내일 익산에 갈는지 모르겠다.(미래 상황) 나. 지금 익산에 가는지 모르겠다.(현재 상황) 다. 어제 익산에 갔는지 모르겠다.(과거 상황) (2가)에는 ‘내일’, (2나)에는 ‘지금’, (2다)에는 ‘어제’라는 단어가 있어 각각 미래, 현재, 과거 상황을 나타낸다. (2가)의 ‘갈는지’, (2나)의 ‘가는지’, (2다)의 ‘갔는지’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것이 ‘-는지’이기 때문에 ‘갈는지’가 맞는 표기라고 확정할 수 있다. 우리가 ‘갈런지’라고 많이 쓰는 이유는 비어두[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경우]에서 ‘으’가 ‘어’로 발화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2)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형태 ‘-는지’가 다시 강조될 필요가 있겠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선택’의 상황과 관련된 ‘가든지 말든지’가 있다. 이 또한 비어두에서 ‘가던지 말던지’로 발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헷갈리게 된다. ‘-던지’라는 형태도 있지만 ‘선택’의 상황에서는 ‘가든(지) 말든(지)’, ‘있든(지) 없든(지)’와 같이 ‘으’ 계열로 쓸 수 있도록 하자. 다음 문제를 풀어 보면서 마무리하기로 하자.
(3) 가. 그 일을 잘 (할는지 할런지) 모르겠다. 나. 거기에 가 (있든지 있던지) 마음대로 해라. 다 가려고 하면 (어디든지 어디던지) 갈 수 있다. 위 문제에서는 모두 전자가 옳은 표기이다. (3가)는 (2가)와 관련시키면 되고[미래 상황], (3나)와 (3다)는 선택의 상황이니 ‘-던지’로 써서는 안 될 것이다. ※ 원리는? ‘갈런지’가 아니라 ‘갈는지’라고 써야 하는 이유는 ‘가는지’, ‘갔는지’와 대비해 봄으로써 충분히 알 수 있다. 각각을 미래, 현재, 과거의 상황으로 이해하면 된다.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는지’를 참고하여 앞으로는 ‘갈런지’, ‘할런지’로 쓰지 않도록 하자.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