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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맛 좋은 문장 쓰는 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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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20-12-17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복잡한 머릿속 생각부터 정리하라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은 대부분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문장을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생각이 정리가 안 되니 당연히 문장도 길어지고, 같은 내용을 단어만 바꾸어 반복해 씁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문장 형식이 뒤엉키고 주어와 서술어가 짝을 이루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나오지요. 간단한 이야기를 길게 늘여 말하는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나듯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글로 간결하게 표현해야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간결하게 쓰기는 한마디로 글의 주제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엽서를 쓰다보니 문장이 좋아졌다? 얼마 전에 매우 크고 건장한 황소 한 마리가 수레에 잔뜩 짐을 싣고 이 곳에 들어왔습니다. 이 ‘끝동네’의 사람들은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관심으로 공장 앞이나 창문에 붙어서 열심히 바라보았습니다. 더운 코를 불면서 부지런히 걸어오는 황소가 우리에게 맨 먼저 안겨준 감동은 한마디로 우람한 ‘역동’이었습니다. 꿈틀거리는 힘살과 묵중한 발걸음이 만드는 원시적 생명력은 분명 타이탄이나 8톤 덤프나 ‘위대한 탄생’에는 없는 ‘위대함’이었습니다. 야윈 마음에는 황소 한 마리의 활기를 보듬기에 버거워 가슴 벅찹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신영복 교수가 감옥에 있을 때 형수께 쓴 편지의 한 대목입니다. 그가 20년 수감 생활 중에 가족과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를 엮어서 책으로 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려 있습니다.
생전에 그가 한 방송에 출연해 감옥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교도소에서 딸랑 한 장 나눠 준 엽서를 망칠까 봐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문장을 나열하고 정리한 다음 엽서에 한 자씩 썼다고 하더군요. 지금도 남아 있는 그의 엽서에는 틀린 글자나 비문이 거의 없어요. 고친 흔적도 거의 없어요. 긴 문장도 찾기 어려워요. 간략한 글이 적혀 있을 뿐인데 감동을 불러일으키지요.
일단 문장을 쪼개라문장을 간결하게 쓰는 방법으로, 제일 먼저 단문을 제안합니다. 한 문장이 대체로 두 줄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워드프로세스 ‘아래 한글’ 기준으로, 글자 크기를 10포인트로 정해 놓고 쓸 때 한 문장이 두 줄을 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한 문장이 두 줄을 넘어가면 두 문장으로 쪼개서 쓰는 연습을 하세요. 욕심을 부리는 가가멜에게 파파 스머프는 욕심을 부리면 다이아몬드가 벌을 내릴 거라고 경고했지만 파파 스머프의 경고를 무시한 가가멜은 결국 다이아몬드에게 몸이 얼어붙는 벌을 받게 된다. – 학생글 중 무슨 내용인지 대강은 알 수 있지만 정확히 이해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지요. 게다가 ‘욕심을 부리는’, ‘욕심을 부리면’ 등 같은 말을 두 번이나 쓰는 건 읽는 사람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요. 이 문장을 두 문장으로 나누고 반복된 내용은 한 번으로 줄인 다음 문장을 조금 다듬어 보겠습니다. 파파 스머프는 가가멜에게 욕심을 부리면 다이아몬드가 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가가멜은 파파 스머프의 경고를 무시해 몸이 얼어붙는 벌을 받고 말았다.
문장에도 박자가 필요해 문장에도 박자가 필요합니다. 단문과 중문을 섞어 쓰면 글에 특유의 음률이 생깁니다. 소리 내어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단문으로만 글을 쓰면 격식을 차린 듯 딱딱해지기 쉽습니다. 중문이나 장문만으로 쓴 글은 긴 문장들 속에서 글의 핵심 주제를 파악하기 어렵고,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자칫 호흡이 가쁠 수 있습니다. 글은 ‘읽는 이와의 대화’입니다. 딱딱한 사람이나 지루한 사람과는 대화를 오래 이어 나가기가 쉽지 않지요. 대화에서도, 글에서도 강약 조절이 중요합니다. 강약중강약 4분의 4박자가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기본이듯이, 글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단문과 중문을 적절히 번갈아 쓰면 글이 훨씬 쉽고 재미있어집니다. “마셔 보세요!” 김 원장이 내놓은 것은 투명한 유리잔이었다. 묵직했다. 무얼 마시라는 걸까. 유리컵 안에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다. “마셔 보세요!” 다시 독촉을 해 왔다. “오전에 제가 한 번 마셨으니 가득 차 있지 않을지도 몰라요.” 컵을 입으로 가져가 훅 하고 들이마셔 봤다.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았다. “햇빛이에요.” 그녀의 설명이었다. 내가 지금 마신 건 창가에 쏟아지는 햇빛을 받아 둔 것이란다. – 최원현의 ‘햇빛 마시기’ 중에서 짧은 문장과 긴 문장을 번갈아 쓰면서 글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죠. 대화체를 적절히 넣어서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이처럼 문장의 길이를 조절해 가면서 쓰면 읽는 맛이 납니다.
출처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100178&memberNo=258280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