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키워드만 써 두는 방식이 좋아요.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메모를 하려 하면, 손이 떠오르는 생각의 속도를 쫓아갈 수 없거든요. 그래서 나만의 약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단, 내가 나중에 봤을 때 이해할 수 있어야겠지요. 예를 들어 책에서 읽은 내용은 B라고 정해 두면 나중에 메모를 보고 ‘아, 이 메모는 내가 책을 읽고 쓴 것이구나.’라고 알아차릴 수 있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해 두는 것도 좋아요. 책 내용을 모두 기억하기는, 사실 누구나 다 어렵답니다. 단, 내 책이라면 책 여백에 메모를 할 수 있지만, 내 책이 아닐 경우에는 공책에 출처와 쪽수를 쓰고 자신의 의견을 달면 됩니다. 이를테면 ‘과연 그렇다, 날카롭다, 이해가 안 간다, 어딘가 억지스럽다, 그 의견에 찬성, 그 의견에 반대, 표현이 너무 어렵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 주고 싶다’ 등등. 이렇게 간단히 써 두었다가, 나중에 시간이 날 때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되겠지요.

두서없이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리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기도 합니다. 내가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떠오르는 단어를 쓰고 그 옆에 그림을 그려 보세요. 생각이 팍팍 뻗어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글자로만 쓰는 것보다 메모가 더 풍성해지고 빨라지는 효과도 있어요. 혹여 그림을 잘 못 그린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작업일 뿐이니까요.

메모를 하는 이유는 금세 사라지는 아이디어를 갈무리하기 위해서입니다. 갈무리해 둔 채 다시 꺼내 보지 않는다면, 안 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어요. 갈무리한 아이디어는 다시 꺼내서 공책 혹은 컴퓨터에 정리하세요. 정리하는 중에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면 원래의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세요. 그러면 좋은 글감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⑤ 나만의 약어를 만든다.

‘I:아이디어’, ‘B:책’ 등 나중에 금방 알아볼 수 있도록 약어를 몇 개 만들어 두는 것도 좋아요. 메모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써 두면 매우 유용해요. 약어는 나 혼자 알아봐도 좋으니, 나만의 약어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가능하면 볼펜은 삼색 펜으로 준비하세요. 중요한 내용이나 아이디어는 색깔 펜으로 표시해 두면 나중에 공책을 펼쳤을 때 금방 눈에 띄니까요.

⑦ 메모장은 늘 들고 다닌다.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언제 나의 뇌를 강타할지 모릅니다. 이렇게 생겨 먹은 뇌를 탓하기보다는 아이디어가 번쩍하고 떠오를 때 손으로 얼른 갈무리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는 휘발성이 강해서 쉽게 사라져 버리거든요. 스마트폰을 꺼내 들기 어려운 상황도 있으니, 휴대가 편한 공책과 펜을 항상 들고 다니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