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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곰탕을 처먹는다/쳐먹는다.
35. 곰탕을 처먹는다/쳐먹는다.
비교과통합센터2012-11-30

 

새 학기가 되어 사랑해요 한글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머리도 식힐 겸 읽어보면서 원리를 정리하면 좋겠다.

다음 말들 중 무엇이 맞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관련되는 말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한다.

(곰탕을) 처먹는다/쳐먹는다 (차를) 처박았다/쳐박았다

(성적이) 뒤처진/뒤쳐진 학생 (신의를) 저버린다/져버린 사람

 

옳은 표현을 가려내려면 첫 글자 /’, ‘/-’ 또는 -’와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는 로 쓸 때에는 반드시 -’, ‘-’와 관련되는 경우라야 한다. 설렁탕에 후추를 쳐서 먹는 것은 쳐 먹는 것이고’, 며칠 굶은 사람이 설렁탕을 허겁지겁 먹는 것은 처먹는것이다. 전자는 후추를 치고’, ‘후추를 치니처럼 -’와 관련시킬 수 있다. ‘공을 치고’, ‘공을 쳐서’, ‘장구를 치고’, ‘장구를 쳐서등을 생각해 보면 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적의 진지로) 쳐들어가다처들어가다로 쓰지 않는 이유는 진지를 치고, 진지를 쳐서등과 같은 말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차를 처박고쳐박고로 적지 않는 이유는 차를 치고’, ‘차를 쳐서라는 말이 처박고의 의미와 관련되지 않기 때문이다. ‘뒤처진뒤쳐진으로 쓸 수 없는 이유 또한 뒤치-’와의 관련성으로 검토할 수 있다. ‘-’와 마찬가지로 -’, ‘-’도 동일한 유형으로 생각하면 된다. ‘신의를 저버리다로 쓸 수 없는 이유도 신의를 지-’는 것과 관계없기 때문이다. ‘뒤처져서에서 뒤처지고’, ‘뒤처지니라는 말이 있기에 와 관련되는 것이다(cf. 떡을 쪄서, 떡을 찌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1. 가방에 책을 자꾸 (처넣으면 쳐넣으면안 된다.

2. 이익 없이 돈만 자꾸 (처들어 간다 쳐들어 간다).

3. 가방을 만 원 (처줄게 쳐줄게내게 팔아라.

문제 12는 앞 형태가문제 3은 뒤 형태가 옳은 표현이다. ‘책을 치다’, ‘돈만 치다라는 말은 문맥과 관련이 없다반면 가방은 만 원 치고 펜은 천 원 쳐서 합이 만천 원이다라는 말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쓰는 말이다이 경우에는 로 써야 한다.

※ 원리는처먹는다’, ‘쳐먹는다’ 중 어느 형태가 맞는지 헷갈린다면 치다와의 관련성을 검토하면 된다허겁지겁 먹는 것은 치다와 관계없으니 로 쓰고후추를 뿌려서 먹는 것은 ‘(후추를치다와 관계되니 로 써야 한다.

국어국문학과 교수 임석규, isk88@wonkw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