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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용납치/용납지, 생각컨대/생각건대
36. 용납치/용납지, 생각컨대/생각건대
비교과통합센터2012-11-30

 

폭발폭팔’, ‘어차피어짜피’, ‘뿌리채’, ‘뿌리째등 사람마다 발음을 달리하는 단어가 더러 있다. 이것도 넓게 보면 하나의 방언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국어에서 된소리(, , , , )와 거센소리(, , , )는 더러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주에 다루게 될 용납치/용납지의 발음도 헷갈릴 수 있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자.

 

1. (익숙지 익숙치) 않은 일. 2. (깨끗지 깨끗치) 않구나.

3. 그 일은 (적당치 적당지) 않다. 4. (생각건대 생각컨대)

5. 그 사람에게 그 내용을 (요약도록 요약토록) 하자.

 

  원리를 모르고 있으면 위 다섯 문제 중 두 문제를 맞히는 것도 어렵다. 웬만한 학생이라   면 아마 3번은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다. 자신의 발음대로 적당치라고 쓰면 된다. 문제는 나머지 네 문제이다. ‘익숙지’, ‘생각건대등이 맞는 표현인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 발음 익숙찌익숙치와 혼동된다(위 문제의 정답은 모두 전자가 옳은 표기).

  ‘하지’, ‘하도록’, ‘하건대등에서의 는 줄여서 쓸 수 있는데, ‘앞 명사의 받침이 무엇이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받침이 ’, ‘’, ‘’, ‘인 경우(컴퓨터 자판의 왼손 글쇠)는 우리의 발음대로 그대로 쓰면 되지만, 받침이 ’, ‘()’, ‘로 끝나는 경우는 주의해서 줄여야 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발음은 용납치’, ‘생각컨대등이지만 용납찌’, ‘생각껀대로 발음하고 용납지’, ‘생각건대등으로 써야 한다. 아래를 통해서 그 대강을 짐작할 수 있다. 줄친 부분이 모음 또는 , , , 로 끝나는지, ‘, (), 로 끝나는지 잘 살펴보자.

 

하지 신음치 하지 용납치×

하지 단순치 하지 산뜻치×

하지 감당치 하지 요약치×

하지 발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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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필요치 하지 중요치 하다하다 가타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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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하건대 생각컨대×, 생각건대

하도록 요약토록×, 요약도록 하다고 야속타고×, 야속다고

 

이를 확대 적용해 보자. ‘삼가하지를 줄여 쓴 삼가치는 한국인들에게서 들을 수 없다. ‘삼가치가 틀린 표현이므로 삼가하지도 틀린 것으로 간주하면 된다. ‘서슴치라는 발화는 한국인에게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서슴하지가 줄어서 서슴치가 되었다고 하면 서슴치도 틀린 말이 된다. 왜냐하면 서슴하지라는 말이 없기 때문이다.

 

원리는? -’ 앞 명사의 받침이 ’, ‘’, ‘’, ‘인 경우(중요, 보도, 필요 등과 같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 포함) 우리의 발음대로 그대로 쓰면 되지만, 받침이 ’, ‘()’, ‘로 끝나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적당치용납지를 구분하자.

 

국어국문학과 교수 임석규, isk88@wonkw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