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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시험 답안지 잘쓰는 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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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4-01-06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시험 답안지 잘 쓰는 법
시험 답안지는 학생과 교수에게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학생은 공부한 흔적을 증명하기 위해 교수는 강의의 효과를 확인하는 입장에서 답안지를 대한다. 그런데 열심히 답안지를 채워도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출제자와 작성자가 문제를 대하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때론 수업 참여가 활발한 반의 답안지가 의외로 빈약해서 나를 절망에 빠트리기도 한다. 채점자를 가장 피곤하게 하는 것은 논리없이 글만 채워 넣는 답안지다. 다음 세 가지를 지킨다면 공부한 만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답안지 쓰는 능력은 글쓰기가 자신의 삶과 연결됨을 보여주는 계기다.
첫째, 자신의 시각으로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교수들은 요점 정리 식 답안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재 내용을 스캔하듯 요약한 글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답안 작성자는 출제자가 의도한 내용의 핵심을 ‘자신의 말’로 조리 있게 설명해야 한다. 시험문제를 낸 교수에게 교재 내용을 베끼듯 제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신의 시각으로 문제의 핵심을 해석하자. 출제자는 신선한 답변을 기대한다.
둘째, 설명의 흐름이 한 눈에 들어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문단의 진행이 선명해야 한다. 문단 구성이 안 되면 독자는 글쓴이의 설명을 바로 파악할 수 없다. 단락 구분 없이 서술된 글은 독자의 짜증을 불러온다. 방법은 간단한다. 설명의 흐름이 전환될 때마다 단락을 바꿔 쓰면 된다. 단락 바꿔 쓰기는 사고의 전개 과정을 보여준다. 답안 작성자는 다음 5단계 논증 기술을 익혀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①배경 ②정의 ③주장 ④ 근거 및 쟁점분석 ⑤재 주장. 이상 5단계을 ③④⑤로 이뤄진 3단계 기술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독자(채점자)는 추상적인 설명을 좋아하지 않는다. 문장은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써야 한다. 주장하는 핵심 문장과 근거를 품은 뒷받침 문장을 중심으로 기술하자. 적절한 예시는 작성자가 그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를 보여준다. 올바른 이해는 명료한 문장을 낳는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언컨대 이것은 무엇’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주장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한 가지도 이야기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걸 명심하자. 독자는 글쓴이의 감상보다 주장의 명징성에 관심을 갖는다.
내가 학부생 시절,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했었다. 시험 당일, 힘들게 외운 것을 답안지에 깨알같이 채우는데 급급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썼기 때문이었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답안 작성시 논리적 서술로 전개해야 한다. 사고한 후에 글을 쓰는 것. 이것이 교수자가 의도한 문제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해석한다는 것은 문제를 비판적으로 읽는 것이다. 출제자가 왜 이런 문제를 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출제자가 의도한 근거를 대어 설명할 수 있다. 벼락치기 공부로는 문제의 핵심에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자신만의 시각(기준)을 세우는 것이 공부라는 것을 나는 학부를 졸업하고도 한참 후에 알았다.
박태건 (글쓰기센터 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