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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쓰기를 유예(猶豫)하지 말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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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2-11-30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 글쓰기, 지금 시작하라. 글쓰기 tip을 연재한지 1년이 지났다. 사실 글쓰기의 비법이란 없다. 글쟁이들도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 직전에 쓴다. 유예(猶豫)다. 猶, 豫는 상상 속의 동물로 각각 원숭이와 코끼리를 닮았다. 유(猶)는 의심이 많아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나도 도망친다. 예(豫)는 몸집은 코끼리만한데 겁이 많아서 자주 망설인다. 유예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함. 주저함. 명백하지 않고, 결정되어 있지 않음.’이다. 글의 구상 단계에서 신중한 것은 좋다. 그러나 궁리하는 것과 유예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리포트 과제를 유예하고 있지는 않은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에 등장하는 춘추전국시대의 지략가 오자서(伍子胥)는 ‘전쟁에서 지는 대부분의 이유가 결단력 없이 유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쓰기 과제를 받은 즉시, 떠오르는 단어를 메모하자. 그 중에서 핵심어(key-word)를 찾고 그 핵심어로 문장을 만들어 보라. 문장을 마음 속으로 궁굴리다 보면 핵심 문장이 나오고 이것이 커져서 핵심문단으로 발전한다. 새 학기가 시작했다. 유예된 리포트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 긍정적인 문장을 먼저 쓰자.
글쓰기 초심자들은 ‘왜 쓰는가?’ 라는 문제의식 없이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어쨌든 써야 한다’는 압박이 글쓰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언제 끝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귀결되는 것이다. ‘즐거운 글쓰기’를 하자. 글쓰기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다. 얼굴을 찌푸린 사람에게서 호감을 갖기 어렵다. ‘즐거운 글쓰기’는 독자가 글을 즐겁게 읽도록 하는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를 짜기 위해서 개그맨들은 일주일 동안 피 말리는 고민을 한다. 그들은 시청자의 취향과 사회적 이슈를 내용으로 웃음의 기술적 테크닉을 완성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시사적인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것이 참신한 주제선정의 방법이다.(말은 쉽다.) 독자를 우선 배려해야 한다. 독자의 취향을 생각하면 키워드의 선정이 수월해진다.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단어를 떠올려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 보자. 글은 그 자체로 상품이다. 내 글을 읽혀야 나의 열정도 이해시킬 수 있다. ‘도를 아십니까?’식의 물음법으로 들이대는(?) 것도 좋다. 문제는 그 다음. 핵심 문장으로 시작하는 두괄식 문단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생각하며 글을 늘여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손연재는 국민요정이다.’라는 문장은 ‘왜냐하면’이라는 접속어와 연결되는 문장과 만난다. 짧은 글에서 자신의 논리를 펼쳐 나가는 것은 좋은 글쓰기의 예다. ‘즐거운 글쓰기’의 마지막 팁. 문장은 짧을수록 명료해진다. 그러나 주어·서술어가 한 쌍으로 된 홑문장 위주의 글은 전달력이 높은 대신 딱딱하다. 짧은 문장을 기본으로 하고, 긴 문장을 섞어 쓰는 것이 좋다.
박태건 (글쓰기센터 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