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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왠일인지?/웬일인지?, 왠 선물?/웬 선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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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3-06-03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재적’과 ‘제적’이 헷갈리고 ‘결재’와 ‘결제’가 헷갈린다는 것은 지난 호에서 공부한 바 있다. ‘애’와 ‘에’ 발음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나올 때마다 해당 단어를 외울 수밖에 없다. ‘애’와 ‘에’ 발음이 구별되지 않으면 ‘왜’와 ‘웨’의 발음도 구별하지 못한다. ‘왜’는 입을 크게 벌려 발음하고 ‘웨’는 입을 조금 작게 벌려 발음하면 되는 것인데 우리 학생들은 그런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래에 제시된 몇 가지가 헷갈릴 수밖에 없다. (1)가. (왠일인지/웬일인지) 게임만 좋아하네. 나. (왠/웬) 떡이냐? 다. (왠/웬) 선물. 라. 교통비 인상이 (왠/웬) 말이냐. 마. (왠만큼/웬만큼) 먹었으니 이젠 가자. 바. 오늘은 (왠지/웬지) 술을 마시고 싶다. 위 문제를 보고서 갈피를 못 잡겠다고 하는 학생이 있다. 그래서 국어는 어렵다고 푸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해 보면 의외의 묘수가 떠오를 수 있다. 위 6문항 중 ‘왜(why)’와 관련된 하나만을 찾아보자.(‘왜 오니?’를 ‘웨 오니?’로 적는 사람은 없겠지요?). 바로 (1바)만이 ‘왜’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를 넣어 짧은 문장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라. (1가)∼(1마)에서처럼 ‘왜’ 뒤에 ‘ㄴ’이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뒤에 ‘ㄴ’이 붙는 하나의 예가 바로 ‘왠지’이다. 사실 그조차도 ‘왜’에 ‘인지’가 붙어서 ‘왜인지’가 된 후 그것이 줄어 ‘왠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어떻든 ‘왜’와 관련된 ‘왠지’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웬’으로 적으면 된다.(‘웬일인지’, ‘웬만큼’ 등).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위 문제에 제시된 ‘웬일인지’, ‘웬만큼’은 매우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또한 (1나), (1다)와 같은 ‘웬’이라는 말도 자주 쓴다.(웬 리포트, 웬 시험, 웬 눈, 웬 메시지, 웬 반지, ……). 자주 사용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바르게 익혀두는 것이 좋겠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면서 마무리하도록 하자. (2)가. (왠만하면/웬만하면) 포기 안 한다. 나. (왠만한/웬만한) 일로 화를 안 낸다. 다. (왠걸/웬걸) (왠걸요/웬걸요). 라. (왠/웬) 놈이냐? 모두 후자가 정답이다. ‘왠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웬’으로 적도록 하자.(그렇다고 ‘왼손’을 ‘웬손’으로 적는 일은 없겠지요?). 원리는? ‘왠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웬’으로 적는다.(웬만큼. 웬일인지 등). ‘왠지’만이 ‘왜’와 관련된 것이다. 바로 ‘왜’인지가 줄어서 ‘왠지’가 된 것이다.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