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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시를 사랑하는 소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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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통합센터2018-09-17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이메일 프린트 |
지난 2007년도, 큰 병에 걸려 6개월 동안 두 군데 종합병원에서 치열하게 앓던 때의 일입니다.
고민을 말했더니 수간호사가 와서 사람은 그럴 수가 있다고,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을 틀어놓고 쫄쫄쫄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오줌을 눠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말을 듣고 그대로 해보았더니 정말로 오줌이 그런대로 나오는 거예요.
놀라운 마음이었습니다.
흐르는 물 옆에 가면 오줌을 누고 싶은 마음.
물 보면 흐르고
이 얼마나 아름답고 빛나는 시구입니까? 우리는, 좋아서 시를 읽고 시를 쓰는 사람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 보면 흐르고/ 별 보면 또렷한/ 마음’이기에 우리가 인간인 것입니다.
나아가 구름을 보면 높이 뜨고 싶은 마음이 될 것이고, 나무나 산을 보면 우뚝 솟아오르는 마음이 될 것이고, 들판을 보면 열리는 마음, 꽃을 보면 피어오르고 싶은 마음이 될 것입니다.
아, 이 얼마나 좋은 마음입니까! 이 마음이 시의 마음입니다. 시를 부르는 시인의 마음이고 시를 찾는 독자의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가 비록 멀리 떨어져 남남으로 살아도 그것은 하나도 억울한 마음이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마음속에 한 소녀가 살고 있음을 여러분은 믿어야 합니다.
그 아이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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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보면 흐르고
흰날에 한숨만
안쓰런 눈물에 안겨
그 밤을 홀히 앉으면
― 김영랑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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