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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표현과 글쓰기

일상적 글쓰기 가이드 06- 따져 드는 습관을 들이자
일상적 글쓰기 가이드 06- 따져 드는 습관을 들이자
의사소통센터2012-02-02

 

일상적 글쓰기 가이드 06
 
따져 쓰는 습관을 들이자
 
 
 
글쓰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단어를 선택하고 선택된 단어들을 엮어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무리 없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문장에 사용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이러한 단어들을 배열하는 규칙 즉 어법을 알아야 한다.
 
단어 하나 토씨 하나까지 꼼꼼히 알고 어법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글 쓸 맛이 떨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휘․어법이라는 말 자체가 왠지 자유로운 상상력을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백과 두보처럼 일기가성(一氣呵成: 문장을 단숨에 지어냄)의 솜씨로 지어낸 글을 흠모하는 분위기에서 어휘와 어법을 따지는 것이 얼마나 쫀쫀한가! 
 
그러나 이백과 두보를 따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들의 글은 자신의 뜻을 가장 적절한 단어로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글이었기에 독자들을 한순간에 휘어잡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글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단어 하나하나가 글 안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조화롭게 짜였기에, 시인의 마음이 독자의 마음으로 매끄럽게 이어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백과 두보가 붓을 들자마자 그러한 글을 단숨에 지어냈다는 말이 사실일까? 진실을 아는 데는 퇴고(推敲)라는 단어에 얽힌 옛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당(唐)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나귀를 타고 가다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그것은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鳥宿池邊樹僧推月下門:새는 연못 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라는 것이었는데, 달 아래 문을 민다보다는 두드린다[敲]고 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골똘히 생각하다 그만 고위관리인 한유(韓愈)의 행차 길을 침범하였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그가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역시 민다는 퇴(推)보다는 두드린다는 고(敲)가 좋겠군” 하며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
 
 
 
최경봉 (국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