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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갈께/갈게, 갈껄/갈걸
33. 갈께/갈게, 갈껄/갈걸
비교과통합센터2012-11-30

 

 

 

이번 주에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표기를 대상으로 해 보자.

아는 사람과 문자[카톡 포함]를 교환하다 보면 ‘10분 후에 갈게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갈께로 써야 하는지 갈게로 써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나도 갈껄이라는 표현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갈걸로 써야 할지 갈걸로 써야 할지 헷갈린다. ‘-’, ‘-이 포함된 표기라서 하나를 알아두면 웬만한 기본형에는 붙여 쓸 수 있는 표현이니 제대로 알아 두는 것이 좋겠다. ‘갈게’, ‘갈걸이 헷갈린다면 할게, 올게, 둘게, 하지 않을게, 일어날게’, ‘할걸, 올걸, 둘걸, 하지 말걸, 일어날걸등 엄청나게 많은 말들이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다.

서두가 너무 길다. 본격적으로 원리 연습을 하도록 하자. 아래의 세 문항을 살펴보자. 일단 아래 괄호 속의 표기를 글자 그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두 가지 표기가 다른 것이니 엄연히 발음도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자.

 

. 내가 (갈까 갈가)

. 내가 (갈께 갈게)

. 내가 (갈껄 갈걸)

 

원리는 간단하다. 셋 중에서 문장 끝에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을 하나만 골라 보자. 세 가지 중 물음표(의문문을 만드는 부호)를 붙일 수 있는 것만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된다.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이 갈까?’이므로 갈가로 쓰지 말자는 뜻이다. 갈게갈걸누군가에게 물어보는 말이 아니기에, 물음표를 붙일 수 없기에 소리 나는 대로 쓰지 않는다. 갈게’, ‘갈걸로 적고 갈께’, ‘갈껄로 발음하면 된다는 뜻이다. ‘갈지라도는 발음이 갈찌라도로 나더라도 물음표를 붙일 수 없기에 갈지라도로 적게 되는 것이다.

고대가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마지막 부분은 가신 임을 어이할꼬/어이할고로 한역(韓譯)되기도 한다. 이때는 당연히 어이할꼬로 써야 한다. 마지막에 물음표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세종 때 재상을 지낸 이 직의 시조도 생각난다.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라는 부분이 있다. 마지막 부분의 검을쏘냐는 물음표를 붙일 수 있기에 검을소냐로 적어서는 안 된다.

 

원리연습 4: 물음표를 붙일 수 있는 것으로는 갈까’, ‘갈꼬’, ‘갈쏘냐정도만을 기억해 두자. 그러면 틀릴 이유가 없다. 특히 갈걸갈게에 주의하자. ‘가니?’, ‘가냐?’의 경우는 물음표를 붙일 수 있더라도, 발음상, ‘가니’, ‘가냐외에 달리 적을 방법이 없다.

 

국어국문학과 교수 임석규